‘오묘하고 아름다운 집’이란 뜻의 현암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풍광을 몸과 마음에 담으며 사색에 빠져들 수 있는 집이다. 사유원 건물 중 첫 번째로 진행된 곳으로, 수목원의 풍경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계획됐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로지 자연의 풍경만이 장대하고 깊게 끌어안는다. 건축은 없어지고 나와 자연 그리고 침묵만이 있다.

• Architect Seung H-sang(IROJE)
• Landscape architect Jung Young-sun(Seoahn)
• Completed in 2013

‘바람, 눈, 비를 맞으며 어언 천년’이란 뜻의 풍설기천년은 오랜 세월 동안 풍상을 이겨냈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30년간 수집하고 정성껏 키운 108그루의 모과나무가 있는 곳으로, 경사진 언덕으로 인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특징이 살아있으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조화가 구석구석에서 묻어 나온다. 모과나무원 안에는 달을 즐기며 연주할 수 있는 연주대 ‘농월대’가 있다.

• Landscape architect Jung Young-sun(Seoahn)
  Matsunobu Kawagishi
• Pavilion architect Seung H-sang(IROJE)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다니는 집’이란 뜻의 소요헌은 장자의 소요유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긴 상자각 같은 구조물 두 개를 좁은 V 형태로 연결했을 뿐 어떤 기능도, 장식도 없다. 고요한 공간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전시와 공연,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 Architect Alvaro Siza
• Completed in 2019

내심낙원은 ‘동양철학과 그리스도교의 만남을 통해 찾아가는 마음의 정원’이다. 김익진 선생과 찰스매우스 신부의 아름다운 교유를 기리기 위해 김익진 선생의 가톨릭 번역서 『내심낙원』 에서 건물의 이름을 따왔다. 포르투갈 출신의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건물로 2018년 6월 24일 채플 축복식을 가졌다.

• Architect Alvaro Siza
• Completed in 2016

‘맑은 정원’이란 뜻의 유원은 설립자가 평생 수집한 귀한 소나무와 석재로 정자와 계곡, 연못이 어우러진 전통 한국정원이다. 정원 안에는 설립자의 호를 딴 전통 한국 정자 ‘사야정’이 있다.

• Landscape architect Jung Young-sun(Seoahn)
• Pavilion architect Park Changyeol

‘깨달음이 있는 연못’이란 뜻의 오당은 수목원의 아래쪽 가파른 계곡 속에 조성된 5개의 연못이다. 관람객이 조용히 명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장소로, 계곡의 낙차를 이용하였다. 5개의 연못을 연결하기 위한 기다란 시설에서 ‘누워있는 수도원’이라는 발상으로 지어진 와사가 있다. 은유적으로 채플이나 식당, 도서실, 기숙사 같은 성격의 공간을 배열하여 내부 공간 성격을 달리하였고, 지형에 따라 높이가 변하면서 전체의 형상이 유기체처럼 만들어졌다.

• Architect Seung H-sang(IROJE)
• Completed in 2019

‘별을 보는 전망대’ 첨단은 사유원 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파노라마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콘크리트 벽체를 타고 오르는 계단과 함께 몇 조각으로 분절하여 작은 성채의 모습을 띄게 되었고, 지붕바닥에는 우주의 지도를 새겨 별을 쳐다보는 전망대가 되었다.

• Architect Seung H-sang(IROJE)
• Completed in 2019

사담은 ‘깊은 생각을 담은 연못’으로, 사유원에 사는 동물들이 아침 일찍 물을 마시러 오는 곳이다. 계곡의 물을 가두고 수생식물을 심어 비단잉어를 키우고 있다. ‘연못 음악당’이기도 한 이곳은 연못 건너 느티나무 아래 긴 나무 벤치를 놓아 꽤 많은 사람이 연못 무대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무대 위의 공연 장면이 연못에 비치는 모습은 그대로 그림이 된다.

• Architect Seung H-sang(IROJE)
• Completed in 2014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느티나무로 가득한 숲을 만나게 된다. 이 고요한 숲은 ‘한가로이 노닐면 시의 감정이 생기는 곳’이란 뜻의 한유시경이다.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나를 마주 볼 수 있다.

• Landscape architect Jung Young-sun(Seoahn)

‘인간 세상이 아닌 무릉도원’ 별유동천에는 설립자가 수집한 수령 200년 이상의 배롱나무가 전시되어 있다. 2014년 4월부터 8월까지 조경가 카와기시가 나무 크기·형태 등을 고려하여 위치를 잡고, 나무 상태 등을 살피면서 옮겨 심었다. 하루에 일곱, 여덟 그루씩만 조심스럽게 다룬 덕분에 아무 탈 없이 자리를 잡은 배롱나무는 7월부터 꽃이 피어 별천지를 펼친다.

• Landscape architect Matsunobu Kawagishi
• Completed in 2014

눈을 감고 깊은 사유에 잠길 수 있는 곳으로 공연과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사유원의 대표 건축물이다. 오롯이 자기만의 사유 공간이며, 어떤 수목도 여기선 볼 수 없다. 물이 내리는 벽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기다란 침묵의 공간이며, 이 공간에는 작은 성소 같은 부속실들이 달려 있다. 모든 공간을 회유한 다음, 돌벽 사이의 좁고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오르면 남쪽으로 사유원의 풍경과 팔공산의 실루엣이 장관을 이룬다.

• Architect Seung H-sang(IROJE)
• Completed in 2019